원래 예정에 없다가 '시간도 남는데 한번 가보자'고 중간에 내려 한참을 걸어간 시립과학관. 토요일이다보니 엄마손잡고 오는 초딩들도 많이 보인다. 역시 내부속성은 초딩들을 대상으로 기초과학을 쉽게 설명하는 곳이었다 (우리나라도 LG사이언스 홀 이딴거 말고 이렇게 쉽고 재미있는 과학관이 곳곳에 들어서야 한다)
어느 과학관에나 기본으로 있을 태양-행성 크기 비교모형, 뉴욕 자연사 박물관에서 태양 모형이 3층 정도 크기였던게 생각난다.
이런거 말고도 공기중과 진공상태에서 종이랑 구슬 떨어뜨려보기, 발전기의 원리 체험, 편광 체험 등 각종 재미있는 '장난감'들이 널려있다. 우리는 마치 카트 앞의 초딩처럼 마냥 신나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건드리고 놀았다. 노느라 정신이 없어서 사진을 거의 못 찍은게 안타까울 뿐이다.
이것이 바로 화학과와 전산과의 시점차이다! 쎄미군은 쉽게 보기 힘든 세슘, 루비듐을 찍었는데 나는 금과 백금을 찍었다. 저렇게 큰 금덩어리들을 갖다놓다니!!!
아무튼 5박6일간의 일본 체류 중 가장 신나는 시간이 아니었나 한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우리가 처음 지하철을 탔던 곳, 코스모스퀘어로 향했다. 오사카 주유패스 코스의 마지막을 장식할 나니와 바다의 시공관, WTC 코스모타워 전망대가 그곳, 베이 에어리어에 있다.
배 위에서 찍은 바다의 시공관(걍 해양박물관이라고 하자), 바다 위에다가 돔을 만들어버렸다. 이곳에 들어가려면 바다 밑으로 뚫린 통로를 지나가야 한다.
이곳에는 전반적인 바다와 관련된 역사 자료와 바다와 싸워온 오사카의 역사를 담고 있었다.
앗, 이것들은 여신상, 천사상? 대항해시대2에서 뺑이치던 기억이 새록새록...
이것은.. 경위의?
오사카는 오래전부터 매립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사진에 보이는 것이 옛날 오사카의 모습이라고 한다. 여기저기 물줄기가 트여있다. 이것들을 메우고 메워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한다. 지금 해양박물관이 있는 이곳, 베이 에어리어도 현대에 만든 인공 섬이다.
재미있었다면 재미있었지만, 과학관을 다녀오고 상당히 지친 상태에서 구경하니 100% 만끽하기는 힘들었다. 다시 한참을 걸어서 WTC 코스모 타워로~~
처음에는 전망대 입구를 찾지 못해 무조건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로 향했다가 제지당했다 ㅜㅡ 다시 내려와서 입구를 한참동안 찾아 들어갔다. 그래도 엄청나게 빠른 엘리베이터 타고 노는건 재미있었음;;
예전에 뉴욕에 있을 때 느낀건데, 도시의 가장 멋있는 풍경은 해가 진 직후인 것 같다. 차츰 어두워지면서 불이 하나 둘씩 켜지는 모습이 아름답다. 그 모습을 구경하기 위해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전망대를 적절하게 찾은 것이다.
이제는 다리도 풀리고, 힘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저녁을 먹겠다는 일념 하나로 난바를 향했다. 이번엔 내 가이드북에 나온 명물 카레집
밥을 먹고 나니 다리에 힘이 좀 들어간다;;; 쎄미군은 밥먹고 나오자마자 유명한 만두집이 있다고 사먹으러 가자고 끌고 가는데..
사람이 쭉 줄서있는 만두집니다. 그렇게 맛있나??
결국 사와서 먹어보긴 했는데 글쎄;;;; 이게 그렇게 줄서서 사먹을 정도로 맛있는건가? 모르겠다 =ㅂ=
저걸 먹고도 또 100엔샵에서 푸딩을 사먹는 대단한 쎄미군, 정말 오늘은 피곤의 극치였다. 일기를 쓰면서 오늘 하루 돌아다닌 곳들의 입장료를 계산해보았다.
시텐노지 300엔
오사카성 천수각 600엔
오사카성 니시노마루 정원 200엔 (공사중이었으니 걍 갔던걸로 치자;;)
스카이빌딩 공중정원 700엔
오사카 시립 과학관 400엔
나니와 바다 시공관 600엔
WTC 코스모타워 전망대 800엔
지하철 1일패스 50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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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함 4450엔!!
2000엔짜리 주유패스를 사다가 저렇게 돌아다녔으니 222.5%를 활용한 셈이 된다 +_+
내 생각에 주유패스를 이용해 가장 효율적이고 많이 돌아다닐 수 있는 루트인 것 같다. 각자 상황에 따라 시텐노지 대신 자기 숙소 근처에 있는 다른 시설을 맨 처음에 위치시킬 수도 있고, 시립 과학관 대신 오사카 역사박물관을 넣을수도, 체력에 자신있고 후딱후딱 돌아다닐 것이면 두군데 다 가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제 11시쯤 쓰러져 잤다가 7시 반에 일어났다.
아침은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를 사다 먹었다. 우리나라 것보다 빵이 부드러워서 맛있다. 오늘 일정의 핵심은 오사카 주유패스, 2000엔에 시내 교통 무료 + 23개 시설 무료입장의 메리트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으로 어제 대략적인 동선을 짜놓았다.
첫 번째 행선지는 우리 호텔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시텐노지 절, 한 20분정도 걸어가자 도리이가 보이기 시작한다.
도리이 (鳥居 とりい)
진자(じんざ)의 입구에 서 있는" 天" 이라는 글자 모양의 커다란 문은 신사의 상징이며
".도리이"라고 부른다.
신토에서는 새를 신의 사신이라고 믿어 왔다. 그래서 사람의 뜻을 신에게 전달해 주는 새가 쉬어 가는 곳이라는 의미에서 이 문을 도리이(鳥居 とりい)라고 부른다.
한편 도리이의 어원에 대해서는 도오리이루(通り入る)라는 말에서 왔다고도 하고, 신도의 수많은 신들의 가장 대표신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神)가 동굴에 숨을 때 닭을 홰에 않게 하여 울게 한 것으로부터 도리이(鷄居)라는 이름이 나왔고, 이것이 후에 도리이(鳥居)로 변했다는 설 도 있다.
하나의 신사에 도리이가 두 개 이상 있을 수도 있다. 재료는 옛날에는 노송나무, 삼나무 등 목재가 기본이었으나 근세에는 석재, 동, 철, 오지그릇, 현대에는 철근 콘크리트로 된 것들도 있다.
일본의 종교문화가 정말 신기하다는 것이 바로 이것, 불교 사원인 절 앞에 신토의 상징물인 도리이가 서있다. 교토에서 많이 봤지만 절 안에 신사와 비슷한 성격의 시설이 있는 곳도 많다.
그런데 이렇게 이른시각에 웬 학생들이 이렇게 많은가? 했더니 바로 옆에 고등학교가 있더라;;
사립 사천왕사학원, 중고등학교인것 같은데 이름이 무슨 일본 학원만화에 나올듯하다;;
교문 역시 그럴싸하게 기와지붕으로;
시텐노지의 사진들, 사실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저 절이다 =_=a
대충 둘러보고 오사카성으로 향했다.
오사카성이 무엇이더냐,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만든 성이 아닌가. 입신양명의 꿈을 안고 오다 노부나가의 밑에서 온갖 아양을 떨던 못생긴 농촌총각 도요토미, 성격문제로 단명한 노부가와의 뒤를 이어 일본을 통일하더니 싸울 일이 없어져 실업자가 급증, 이에 10만 일자리 만들기 운동을 전개하고 사업의 일환으로써 근로자 조선 파견 사업을 벌였더랬다. 이런 와중에 자기들 밥그릇에 눈먼 조선 정부를 두고도 끝까지 눈물겨운 투쟁을 계속한 조선 백성들의 저력에 사업은 예상 외로 진척이 더뎠고, 예산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점점 압박이 더해져 결국 직장 내 돌연사로 생을 마감한 자가 바로 그다.
우리나라에서는 그가 존내 쳐죽여서 부관참시를 해도 성에 안찰 나쁜넘이지만 일본에서는 오다 노부나가, 도쿠가와 이에아스와 함께 일본 역사의 영웅으로 추대받는 인물이다. 특히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일본 통일을 달성한 도요토미는 오사카 사람들이 특히 좋아한다고 한다. 뭐 나랑은 상관없다 -_-
암튼 그정도의 인물이 만든 성이라 간지가 잘잘 흐른다. 오사카성의 중심에 우뚝 서있는 천수각엔 여기저기 금박이 발려있고, 완전 허영덩어리 같으니;;
천수각에 올라가봤다. 건물 안에 엘리베이터도 있어서 놀랐는데 불탄 것을 재건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도 그 시절이 이렇게 높은 건물이 올라간게 신기했다.
천수각 전망대에서 바라본 오사카의 전경, 지금이야 천수각보다 높은 건물이 부지기수지만 옛날에는 오사카 전체가 시원하게 바라보였을 것 같다.
전망대 안쪽에서는 기념품을 팔고 있었다. 오사카 엽서와 오사카 한정 키티를 사고 내려가면서 하나도 못알아들을 도요토미 히데요시 관련 유물과 역사자료를 훑어봤다.
사실 오사카성에서 니시노마루 정원도 가보려고 했는데 오사카성 전체가 천수각을 제외하고 공사중, 천수각 전망대에서 허허벌판이 된 정원을 내려다보며 '뭐 이렇게 보면 된거지'라고 위안하고 내려갔다.
나가려고 길을 가다보니 신사가 있다. '신사 꼭 가보고 싶다'고 쎄미군이 그러길래 들어가보고 점도 뽑아봤다. 나는 소길, 노진이는 말길;;
그렇게 점본 종이는 나무에 묶어서 좋은 점괘가 나오면 이루어지길 빌고, 나쁜 점괘가 나오면 종이와 함께 달아나길 빈다.
여기까지 보고 나니 어느 새 12시, 어제 점심을 먹었던 곳에서 또 점심을 먹어보자고 해서 우메다로 향했다. 이번에 간 곳은 다른 집인데 우나기(장어)전문점인 것 같다. 점심메뉴로 돈부리가 있는데 나는 우나기동, 노진이는 가쯔동을 먹었다.
속을 든든하게 채우고 다시 여행 시작, 이번 목적지는 스카이 빌딩의 공중정원이다. 걸어가는 길에 어리버리하다가 필터가 떨어져 박살이 났다. 어째 여행할때마다 필터 하나씩 해먹는 느낌이다 ㅜ,ㅜ 결국 돌아오는 길에 요도바시 카메라에서 하나 사버렸다.
쌍둥이빌딩 위에 얹어놓은듯한 전망대, 일단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안에 영화관이 있는거 같은데, 어라? 한국영화를 둘이나 하네, 근데 지금 댄서의 순정은 좀 너무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명절특집영화로 방송까지 했는데 ㄱ-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니 오사카 시내가 쫘악 펼쳐진다.
이런 식으로 건물과 전망대는 에스컬레이터 두대 만으로 연결된다.
거기다 '정원' 답게 밖으로 나갈 수도 있다. 난간 바로 앞이 건물 밖-_-이 아니라서 난간에 그물도 없다. 탁 트인 공간에서 오사카 시내를 바라볼 수 있어 좋긴 한데 너무 춥다~~
난바로 가기 전, 지하철 한 정거장 전인 신사이바시에서 내렸다. 신사이바시 스지에 가보고 싶다는 쎄미군의 의견에 따른 결정이었다.
그냥 가기는 너무 힘들어서 카페에 들러 커피를 한잔 마시며 숨을 돌렸다. 목표는 쭉 남하해서 도톤보리까지.
이것저것 구경하면서 가다가 쎄미군이 가이드북을 보더니 근처에 맛있는 타코야끼 집이 있단다. 오사카에 왔으니 타코야키를 먹어야지!!
근처에 삼각공원이라고 조그만 공원 비슷하게 생긴 데가 있었고, 그 앞에 작은 타코야키 가게가 있었다. 사람들은 붐비고, 직원은 만드는데 바쁘고.. 삼각공원 자체가 그 타코야키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았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타코야키를 먹고 있었고, 쓰레기통은 빈 접시로 넘쳤다.
도톤보리 강변에 도착, 사실 강은 크게 볼거 없다. 물이 지저분한건 여기도 마찬가지 -ㅠ- 여기는 옛날부터 북적대는 번화가라고 한다. 아래는 도톤보리의 명물 간판들
먹을것을 찾아 오사카에 온 쎄미군이 다시 가이드북을 보더니 근처에 유명한 라면집이 있다고 한다. 이름하야 킨류라멘~(金龍ラーメン)
이 뽀대나는 간판을 보라, 여기가 많이 알려진 곳인가부다. 식권자판기로 주문을 하는데 한글, 중국어도 있다.
라면은 전형적인 돈고츠 간장라면, 국물이 맛있긴 했는데 이렇게까지 유명할 정도로 맛있는지는 잘 모르겠다(일본라면은 몇번 먹어보지도 못한 주제에 라면요리왕을 탐독한고로 눈만 높아졌다=_=)
도톤보리와 주변 상점가를 조금 구경하다가 호텔로 돌아왔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7시 45분쯤 호텔 바로 앞에 있는 페스티벌 게이트와 스텐카쿠를 구경하기 위해 다시 나섰다. 페스티벌 게이트는 닫았고, 스텐카쿠는 볼게 없다 =_=a 주변에는 오사카 명물이라는 꼬치튀김집만 조낸 널려있고, 큰 가게들은 삐끼가 부른다. 이런 분위기 싫은데 =_=
그래도 한번 먹어봐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에 한군데를 정해 들어갔다.
정종과 함께 꼬치튀김...
사실 저때는 맛있게 먹긴 했지만 튀김옷의 맛이 너무 강해 튀김 재료가 뭔지도 모를 정도였다 -ㅠ- 그리고 추가주문할때 의사소통에 혼선이 생겨버려서 6개나 추가로 주문한 셈이 되어버려 분위기도 다운, 난 느끼해서 더 못먹겠는데 =_=;;; 좀 따지려고 하니까 쎄미군께서 자기가 모르고 한마디 한게 혼선의 원인이었다고, 자기가 먹고 내겠다고 한다. 뭐 대충 그렇게 수습이 되었다만, 지금 생각해보면 500엔 정도에 너무 속좁게 군거 같다. 쎄미군 고메~~
돌아오는 길에 100엔샵에서 물을 사왔다. 근데 냉장고에 있던 500ml짜리를 105엔에 사고 가는 길에 2리터짜리 페트를 발견해 뭔가 납득할 수 없었다 =_=;; 결국 두개 다 샀지만;;
쎄미군이 꼭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던 산토리의 아미노시키
뭔지 모르신다면 위 동영상을 참고토록 하자.(7개 연속재생이다. 재생을 다시 누르면 다음 편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