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중간고사 기간은 저번주 목요일부터 이번 수요일까지였죠. 저는 모든 시험 일정이 화요일에 끝났습니다. 그래서 같이 시험을 끝낸 치요양과 같이 세이백화점 CGV 대전으로 '빨간 모자의 진실'을 보러 다녀왔습니다.
뭐 결론만 말하자면 볼 만하다는 겁니다. 강혜정, 김수미, 임하룡, 노홍철의 감칠맛나는 연기와 여기저기 숨어있는 패러디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스포일 만빵~~~
분명히 이 영화의 제목에는 '추리 애니메이션'이라고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처음부터 '무슨 사건이 발생하고 범인은 누구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보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추리물이란 무엇인가? 일단 '추리물'이라는 타이틀을 걸었으면 그건 작가와 독자(혹은 관객)과의 한바탕 두뇌싸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몇가지 룰이 존재하죠. 독자가 모르고 있던 사실이 증거가 된다든지, 전혀 용의선상에 없던 인물이 범인이라든지 이런건 룰 위반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이 작품에서 결국 범인은 쌩뚱맞게도 토끼입니다. -_- 그리고 추리라고도 할 수 없는 식으로 범인이 밝혀지구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토끼가 나왔다는 말 밖에는 없습니다) 빨간모자가 케이블 카에서 느닷없이 떨어지는데 거기에는 토끼랑 빨간모자밖에 없었다, 할머니의 스키 대회에 난데없이 토끼가 등장한다. 이 두가지의 위화감이 있었습니다만 그것이 토끼가 범인임을 결정짓지는 못하죠. 결정적인 물증은 하나도 없습니다. 정말 이 작품에 추리물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싶었으면 토끼를 목격자로 불러서 그의 증언 속에서 모순을 찾아내고, 이야기들 사이에 흩어져있는 증거들을 모으도록 했어야죠 -ㅠ- 그런 점에서는 약간 실망입니다. - 지금 네이버 영화정보를 보니 영화장르에는 추리물이라는게 없군요;;;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강풀이 떠올랐습니다. 네 사람이 가지고 있는 네 가지 이야기가 퍼즐조각이 되어 하나의 큰 스토리를 구성하는 플롯은 강풀이 지금까지 그린 네 편의 장편만화에서 모두 쓰였죠. 스토리의 완성도는 오히려 이쪽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도끼맨의 에피소드만은 조금 따로 노는 느낌이더군요. 원작에서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여서일까요? 나머지 에피소드와의 유기적인 연결이 잘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애니메이션이 가족 영화라는걸 생각해보면 무난하고 쉽게쉽게 진행되는 스토리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늑대의 으르렁거린 소리가 사실은 뱃속에서 꼬르륵 거린 소리였다든지-_-, 구름 속에서 본 할머니가 환상인줄 알았는데 사실은 패러글라이딩 중인 진짜 할머니-_- 였다든지.. 이런 장면 하나하나에 신경쓴 모습이 보였고, 여기저기서 나타나는 패러디는 최고였습니다. 슈렉에서의 뻔한 패러디와는 다르게 군데군데 필요한 장면에 필요한 만큼만 인용하는 센스가 돋보였습니다. 슈렉이 케로로라면 이건 하레와 구우랄까;;;
이 영화에 평점을 매기자면 별5개중 3개 반 정도 주고 싶네요. 원래는 4~4.5 사이에서 망설였겠지만 나는 추리 애니메이션이라고 굳게 믿고 봤기 때문에 실망 패널티 0.75개 입니다 =_=a
3시 영화를 봤는데 영화가 끝나니 4시 반이 조금 지났습니다. 그냥 들어가기는 아쉽고, 아직 저녁 먹기는 일러서 잠깐 백화점 구경을 했더랬습니다. 앗 큰 MLB 매장이 있네요.. 맘에 드는 옷을 발견했는데 월말이라 잔고가 없어서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고, 모자만 하나 샀습니다.
그러고 저녁은 틈새라면, 이 백화점은 신기하게도 식당가에 틈새라면이 입점해있더군요. 둘이서 매운라면 후아후아거리면서 먹고 들어왔습니다~~
불행히도 정작 먹을거 사진은 없네요 =_=;;;; 항상 먹을꺼 나오면 눈이 뒤집혀서 사진 찍을 생각을 몬한다니까;;;;;